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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4-27 10:46
짝 잃은 거돈사지(居頓寺址) 당간지주의 한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2,485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정산리 현계산(玄溪山) 자락에 있는 거돈사지는 역시 남한강 변에 있는 여러 폐사지들 처럼 정확한 창건연대를 알 수 없다. 그러나 절터에 남아있는 여러 가지 유물들로 볼 때 통일신라 말기에 창건되고 고려 때 전성기를 누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은 폐교가 된 정산초등학교를 지나면 부석사의 대석단과 비슷한 석축 위로 천년 세월을 지켜온 느티나무가 마치 삼킬 듯 뿌리로 돌을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거돈사지는 약 7,500여 평의 절터에 금당 앞의 삼층석탑(보물 750호)과 금당 터에 놓여진 주인 잃은 불상대좌, 2007년 11월 26일 모조품을 복원한 원공국사승묘탑(보물 제190호)과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제78호)가 남아있다.

거돈사지는 고려초기의 천태학승(天台學僧)이었던 원공국사(930∼1018,圓空國師)가 열반한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법호는 지종(智宗)으로 속성(俗姓)은 전주(全州) 이씨(李氏), 자(字)는 신칙(神則)이다. 여덟 살 때 개경 사나사(舍那寺)로 출가하여 인도의 스님 흥법삼장(弘梵三藏)의 제자가 되었고 광화사 경철(景哲) 화상에게서 수업을 받았으며 영통사(靈通寺) 관단(官檀)에서 구족계(具足戒)를 받았다.

959년 광종(光宗)의 환송을 받으며 구법(求法)을 위해 오월국(吳越國)으로 유학하여 영명사(永明寺) 연수(延壽)에게 법안종(法眼宗)을 배웠고, 광종 12년(961년) 절강성국청사(國淸寺) 정광(淨光)에게 '대정혜론(大定慧論)'을 배워 천태교(天台敎)를 전수받았다.

원공국사는 법안종(法眼宗) 승려로, 법안종은 선종(禪宗)의 일종이나 천태종(天台宗)·화엄종(華嚴宗)·법상종(法相宗) 사상을 융합하고 나아가 교종(敎宗)과 선종(禪宗)일치를 추구하였다. 법안종은 당시 광종의 호족세력 억압과 함께 왕권강화 정책으로 환대를 받았으며, 원공국사가 귀국하자 광종은 국사에게 법계를 내리고 금광선원에서 주석하게 하였다. 이후 현종 9년에 경종, 성종, 목종, 현종 등의 신임이 두터웠던 원공국사는 병을 얻어 거돈사로 돌아와 입멸했다. 원공국사의 천태학은 그 후 대각국사 의천(義天)이 고려 천태종을 중창할 때 바탕이 되었고 천태종 성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거돈사는 발굴조사 결과 신라 후기인 9세기경에 처음 지어져 고려 초기에 확장·보수되고 조선 전기까지 유지된 것으로 밝혀졌다. 거돈사지는 신라말 고려초의 절터로서 보기 드문 일탑식 가람으로 주목된다. 절터에는 중문터, 탑, 금당터, 강당터, 승방터, 회랑 등이 확인되었는데, 금당의 규모는 앞면 5칸 옆면 3칸으로 2층 건물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불상좌대의 규모로 보아 내부가 트인 구조로 추정된다.

중문지 뒤쪽의 3층석탑(보물 제750호)은 절이 처음 조성될 때 세워진 것으로 보이며 장방형 토단위에 세워진 점이 특이하고, 탑위의 보주(寶珠)는 최근에 만들어 올려놓은 것으로 신라 석탑의 전형적인 양식을 따르고 있다. 탑의 동쪽에 있는 원공국사승묘탑비(보물 제78호)는 1025년 최충이 문장을 짓고 김거웅이 글씨를 썼다.

탑비와 헤어진 원공국사승묘탑(보물 제190호)의 진품은 1948년 일본인의 집에서 회수한 후 경복궁 뜰 안에 있던 것을 현재는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 놓았다. 거돈사는 고려 초기 불교계의 중심이었던 법안종의 주요 사찰이었으나 고려 중기 천태종이 중창되면서 천태종 사찰로 흡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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