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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2-26 23:46
여강 백리길 시객들의 풍류도 물길따라 흐른다
 글쓴이 : 운영자
조회 : 3,973  
   http://korea.kr/newsWeb/pages/brief/categoryNews2/view.do?newsDataId=1… [988]

여강 백리길 시객들의 풍류도 물길따라 흐른다

[4대강 따라 국토기행] 여주

 
인류의 모든 문명은 ‘강’에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반도를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우리의 강들은 유유히 흐르는 그 물결로 우리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삶을 빚어 왔다. ‘4대강 따라 국토기행’은 대한민국의 땅과 사람, 문화, 삶의 모습을 강 중심으로 새롭게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그 첫 번째는 문화와 역사가 흐르는 경기도 ‘여주’다.

남한강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는 신륵사 다층전탑.
남한강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는 신륵사 다층전탑.
 
한강의 2대 지류인 남한강은 강원도 오대산을 떠나 충청북도와 경기도를 거쳐 서울의 중심부로 연결된다.

이 중 경기도 여주군 점동면 삼합리부터 이포대교 부근 금사면 전북리까지 지나는 남한강 물길을 ‘여강(驪江)’이라 부른다. 규모로 보자면 총 38.9킬로미터, 약 일백리다.

<동국여지승람> 편찬에 참여했던 조선 전기의 문인 서거정은 여주 남한강에 대해 “멀리 동쪽에서 몇백 리 흘러 내려온 강물이 여주에 이르러 강폭이 점점 넓어져 여강이 되었는데, 물결이 맴돌아 세차며 맑고 환하여 사랑할 만하다”고 했다.

여강이란 이름은 여주의 옛 이름인 황려(黃驪)에 뿌리를 두고 있다. 고려의 문신이자 재상이었던 이규보는 ‘웅(雄)하고 기특한 쌍마(黃馬, 驪馬)가 물가에서 나오매 현 이름이 황려(黃驪)가 되었네’라는 시를 통해 여주 지명의 유래를 밝힌 바 있다.

<택리지(擇里志)>의 저자 이중환은 ‘긴 강이 동남방에서 동북방으로 흘러들어 마을 앞에서 띠를 둘렀는데 이곳이 강가 중에 제일가는 마을이다. 주민들은 배로 장사하는 데 힘써 농사에 대신하는데, 그 이익이 농사하는 집보다 낫다’고 여주 지방을 묘사하기도 했다.

옛 문헌에서는 여강을 상류부터 단강, 여강, 기류로 나누었다. 여강 위의 단강 부근은 물이 깊어 수려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으며, 여강 아래는 금사면 지역으로 넓은 강이 남북으로 흐르고 경치가 좋아 예로부터 사대부뿐만 아니라 시객들이 선호해 온 곳으로 유명하다.

역대 주옥 같은 시가 이곳 여주에서 탄생한 것도 이와 같다. 강을 따라 도처에 나루와 정자, 크고 작은 사찰이 있고, 다양한 문화 유적이 산재해 있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강 따라 걷는 ‘여강길 답사 코스’ 인기

남한강을 따라 여주가 시작되는 마을은 점동면 삼합리다. 삼합리(三合里)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남한강과 섬강, 청미천이 만나 세 물머리를 이루는 곳이다. 아울러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가 한데 어우러지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이름만 남아 있는 창남나루를 지나면 아홉사리고갯길이 나온다.

아홉사리고갯길은 ‘마치 국수 면발처럼 아홉 고개가 얽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경상도나 충청도 동북지역 사람들이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했던 길이다.

우만리 나루를 지나 바위늪 구비에 이르는 십여 리의 길은 걷기 마니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여강길 답사 코스’ 중 한 곳이다.

여강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전국의 ‘이야기가 있는 문화 생태 탐방로’ 7곳 중 하나로 선정되었던 곳이다.

해질녘 여강. 호수처럼 잔잔하다.
해질녘 여강. 호수처럼 잔잔하다.
 
여강길 답사 코스는 현재 3코스, 총 55킬로미터로 이루어져 있다.

1구간인 옛나루터길은 1백15.4킬로미터로 여주버스터미널에서 시작해 영월루, 은모래금모래, 우만리나루터, 흔암리나루터, 흔암리선사유적지, 아홉사리과거길, 도리마을회관 등을 거친다. 현재는 강천보 공사로 연양리 마을로 우회하게 돼 있지만 전 코스 도보 가능하다.

2구간은 세물머리 구간이다. 총 17.4킬로미터로 3구간 중 가장 짧은 코스로 통한다. 청미천과 중군이봉, 삼합리, 개치나루터, 법천사지, 흥원창 등을 거친다.

3구간인 바위늪구비길은 흥원창에서 시작해 해돋이산길, 여성생활사박물관, 남한강 대교 밑, 오감도토리마을, 목아불교박물관, 조포나루, 영월루 등을 거치는 코스다. 현재는 4대강 정비 사업으로 일부 구간은 코스를 재정비하고 있다.

‘걷는 사람들의 모임 여강길’(031-884-9089, www.rivertrail.net)에선 여강길 함께 걷기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 구제역과 한파로 잠시 중단한 상태다. ‘걷는 사람들의 모임 여강길’ 박희진 사무국장은 “눈 올 때 운치 있는 코스여서 구제역만 진정된다면 걷기 행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넓고 깊은 강만큼이나 여주는 세종대왕릉인 영릉을 비롯해 효종대왕릉, 명성황후 생가, 고달사지, 파사성, 신륵사, 대법사, 대성사, 흥왕사 등 문화 유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총 75점의 국보 및 천연기념물 등을 보유 및 보호하고 있다.

남한강 상류의 물줄기를 따라 펼쳐진 평야와 구릉을 한눈에 조망하고 싶다면 파사산의 파사성(사적 제251호)이 가볼 만하다. 파사성은 파사산의 능선을 따라 쌓은 석축산성이다.

신라 제5대 임금인 파사왕(재위 80~112) 때 처음 쌓았고 임진왜란 때 승장 의엄(義嚴)이 승군을 모아 성을 증축했다고 전한다. 시대마다 축조방법이 달라 조금만 관심 갖고 보면 삼국시대 축성된 부분과 조선시대 축성된 부분을 구분할 수 있다.

영녕릉·신륵사 등 문화 유적 간직

여주 문화 유적 답사를 하는 사람들이 꼭 들르는 곳이 있다면 바로 영녕릉(英寧陵, 사적 제195호)일 것이다.

그 중 영릉(英陵)은 조선 4대 세종(재위 1418~1450)과 부인 소헌 왕후 심씨(1395~1446)의 무덤이다.

세종 28년(1446)에 소헌왕후가 죽자 헌릉 서쪽 산줄기에 쌍실 무덤인 영릉을 만들었다. 동쪽 방은 왕후의 무덤으로 삼고, 서쪽 방은 왕이 살아 있을 때 미리 마련한 무덤으로 문종 즉위년(1450)에 왕이 죽자 합장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왕릉 중 최초로 한 봉우리에 서로 다른 방을 갖춘 합장무덤 형태로 의미 있는 곳이다. 이어져 있는 세종산림욕장으로 가면 남한강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를 만날 수 있다. 신륵사는 강변 천년 사찰로 유명하다.

신륵사 3층 석탑.
신륵사 3층 석탑.
신라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알려진 신륵사는 고려 때 나옹선사가 입적하면서 대찰의 면모를 갖추게 됐다. 이후 조선시대엔 세종대왕의 능을 여주로 이장할 때 세종대왕의 명복을 비는 원찰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3개의 탑이 남아 있는데 다층석탑(보물 제225호)은 대리석으로 다듬은 조선 전기의 작품이다. 비늘과 발톱까지 섬세하게 표현돼 있어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낸다. 강가 높은 바위 언덕에 세워져 있는 다층전탑(보물 제226호)은 남한강을 묵묵히 내려다보고 있어 “그 옛날 뱃사공들에게 등대 역할을 해주기도 했다”고 전한다.

삼층석탑 옆의 강월헌(江月軒)은 작년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추노’ 속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신륵사에선 템플스테이도 운영한다. 1박2일 체험 중 첫날은 다층석탑 등 신륵사 경내 문화유산 답사 후 발우공양, 저녁예불, 탑돌이순으로 진행한다. 둘째 날은 새벽예불과 108배, 좌선명상, 다도, 강변길 산책 등이 이어진다.

체험비는 성인 5만원, 청소년 3만원이며 4인 가족은 15만원이다. 당일 템플스테이(오전 10시~오후 4시, 2만원)도 진행한다.

해여림식물원이나 목아박물관, 여성생활사박물관, 현대도자미술관, 한얼테마박물관, 여주세계생활도자관, 폰 박물관 등 볼거리도 다양하다.

1965년 한일 협정 체결 때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들여온 레이저 현미경, 1974년 지하철 1호선 개통 당시 박정희 대통령 부부가 시승한 전동차, 우리나라 최초로 외교문서 작성에 사용된 영문타자기, 미8군 의료진이 철수하며 두고 간 의료기기와 의학서적, 아웅산 폭파사건 때 사망한 장관들의 유품 등 한얼테마박물관에서는 이우로 관장(85)이 평생 수집한 50만점의 유물을 통해 한국의 근현대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도자기의 마을인 만큼 도자기 관련 관광지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도자미술관은 경기도 여주 도예촌 작가 고월봉 선생이 설립한 미술관이다.

총 3천2백 점의 도자기가 전시돼 있는데 ‘컬러세라믹’ 등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도자기들도 만나 볼 수 있다. 지하 1층에선 가족 및 단체관람자를 위해 도자 체험 실습실도 운영한다.

여주세계생활도자관은 신륵사와 인접해 있으며 남한강을 바라보는 여주 관광 필수 코스 중 하나다.

식물원·박물관 등 관광 인프라 산재

생활도자기 전문 전시관으로 2개의 대형전시실과 기획전시실, 다목적실로 이루어져 있다. 도예공방과 전통 옹기 가마, 한글 나라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어린이를 대동한 가족들이 즐겨 찾는다.

이이제이(以夷制夷) 구국이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명성황후 생가와 임금님께 진상하던 여주쌀밥.
이이제이(以夷制夷) 구국이념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명성황후 생가와 임금님께 진상하던 여주쌀밥.
 
불교 관련 유물 및 조각품은 목아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 무형문화재 제108호(목조각장)인 목아 박찬수 선생이 수집한 6천여 점의 소장품을 구경할 수 있다. 전시관에는 불화, 불상 등의 유물과 함께 동자상을 비롯한 불교관계 목공예 작품들이, 야외 조각공원에는 미륵삼존불, 비로자나불, 삼층석탑, 백의관음, 자모관음상 등이 자리 잡고 있다.

여성생활사박물관에선 천연 염색의 진수를 구경할 수 있다. 천연염색가로 활동하는 이민정 씨가 폐교된 강천초등학교 강남분교에 설립한 곳으로 여성들이 실생활에 사용했던 생활용품과 장신구들을 만날 수 있다. 천연 염색 체험도 진행하는데 체험 특성상 동절기
에 한해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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